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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_보고_생각하기/READING_[독서의 시간]

[책] 쓸 만한 인간 / 배우 박정민의 수첩 훔쳐보기

by 또밤_ 202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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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만한 인간 

출판사 : 상상출판
출판일 : 2016. 10. 26

카테고리 : 에세이

 

 

저자 (배우) 박정민

·  직업 : 배우 

 

 

줄거리

파수꾼, 동주, 그것만이 내 세상, 변산, 전란, 하얼빈, 밀수, 시동, 타짜, 사바하 등 수 많은 영화, 드라마에서 활약한 배우 박정민이 오랜시간 일기를 쓰듯 써내려간 글들을 묶어 만든 책입니다.

 

일상적인 하루하루, 

사람, 일을 대하는 태도,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과정,

등 

 

편한하고, 쉬운 문체로 가볍게 하지만 무거운 위로와 공감을 함께하는 글 입니다. 

 

 

대종상과 홍콩

- 누구나 할수 있는 진부한 말일지 몰라도, 중요한건 상이 아니고 상을 받아도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는 것일 테다.

- 그리고 내년에는 새로운 계획 같은 거 짜지 말고 지금 하는 거 쭉 해나가길 바란다. 한 살 더 먹으면 살이나 찌겠지만 느낌 아니까, 뭐가 됐든 해내자는 거다.

 

휴식

- 이제 곧 성탄절과 함께 연말연시가 다가온다. 올 초 다짐했던 목표들을 얼마나 이루셨는지, 그런데 뭐 또 사실, 매년 못 이루는데 올 한 해 못 이뤘다고 죽지도 않고, 그리고 뭐 또 사실, 그리 실망스럽지도 않다.왜냐면 하룻밤만 자면 연말이 연초가 돼버리니까 다시 마음먹으면 그만인 셈이다. 그저 작년보다 올해가 조금만 더 나이스하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새해 복

- 어떠한 방식으로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복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영화 같은 인생

- 영화 같은 인생을 표현하기 위해 배우들은 이렇게 영화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 그리고 물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인생도 당신이 아닌 누군가에게는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영화 같은 인생일 것이다. 영화 같은 인생을 사시느라 수고가 많다.

 

- 요지는 책을 읽자는 거다. LCD에서 반짝거리는 글자와 책 속에 진득하니 박힌 활자는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보수적인 성향 때문에 이런 진부한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 책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줄 수도 있다는 거다.

책을 통해 서라면 아버지를 이해할 수도 있고, 좌절한 자를 사랑할 수도 있고, 형사가 되어 범인을 쫓을 수도 있고, 헤어진 연인과의 기적 같은 재회도 가능하다.

 

수첩

- 살아 있다는 건 경험 속에 있다는 거다. 나는 지금 노트북에 묻은 짜장면 국물을 한 달 동안 지우지 않으면 결국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다. 난 맨날 경험해, 경험쟁이야. 아무튼 경험하다 보면 아프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렇다. 새롭게 배우기도 하고 적응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괜찮아지는 것일 테다.

 

찌질이

-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찌질하다의 반대말이 뭔가. 특별하다? 잘나간다? 바지통 6반으로 줄이고 머리에 젤 바르는 상남자스타일? 아니, 찌질하다의 반대말은 찌질했었다. 라고 할 수 있겠다.

 

칠거지

- 새해 문자메세지를 120명에 가까운 이들에게 전송했고, 그중 많은 사람들이 답장을 보내왔다. 너도 새해 복 많이 받고 하는 일 다 잘되길 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밤사이에 온 답장들을 살피다가 하나의 메세지를 저장한다.

' 이미 네가 나한테 복덩이야.'

당신도 누군가에겐 이미 복덩이다. 분명 그럴 것이다.

 

아르바이트

- 지금 서로 다른 목적으로 열심히 남의 돈을 버는 20대가 많을 것이다. 그들을 고용하는 이들에게 부탁드린다.

부디 그 20대의 고귀한 능력을 쉽게 보지 않았으면 한다. 그들은 30대에 빛나기 위해 20대에 5천원이 겨우 넘는 시급과 타협하는 거다. 결코 그들의 능력이 시급 5천 원짜리가 아니란 걸 알아두었으면 한다. 결코 그들을 찍으면 간단하게 가격이 매겨지는 바코드로 생각하지 마시길 바란다. 그들이 바코드밖에 못 찍어서 바코드를 찍고 있는게 아니다. 

 

- 언제나 좋은 팀에 속해 있을 수는 없어도 언젠가 좋은 팀에 속해 있을 수는 있을 거다. 모두가 강팀에 속해 있을 수는 없지만 누구나 자신의 팀을 강팀으로 만들 수 는 있을 거다. 뒤에서 받쳐주는 동료들을 믿고 다들 지금 하고자 하는 일들 모두 다 이뤘으면 좋겠다.

 

모르는 세상

- 모르는 것에 대한 태도가 중요한 시대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은 뭘 모르고 하는 소리가 됐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기도 하고, 땐 굴뚝에 연기가 아니 나기도 하고, 그 연기들이 어디까지 피워나갈지 알 수 없는 시대다.

 

불행

-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그 모든 불안들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 이런 모순 따위에 무릎 꿇어봤자 나가는 건 무릎뿐이다.

 

카이스트

- 모든 것은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다. 그 사실만 알고 있어도, 우리는 쉽게 감동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을 다니며 아이처럼 신기해하던 시선은 한 과학자만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후기

- 박정민 배우를 처음 봤을 때를 기억합니다. 영화 <파수꾼>에서 비친 박정민 배우의 모습은 배우라기보다는 동네에 지나가다보면 있을 법한 친근한 모습이었고,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던 연기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었습니다.

이후 여기저기서 얼굴이 자주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큰 배우가 되었지만, 왠지 그의 처음을 함께 한 관객이라는 저만의 이상한 동료의식 같은 그런 감정 혹은 '거봐 내가 이 사람 잘 될줄 알았어. 내가 알아봤어' 라는 식의 뿌듯함이 뒤섞여 여전히 저에게 박정민이라는 배우는 산책하다보면 어디선가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집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을 것 같은 아주 친숙하고 편안한 느낌의 배우입니다.

오빠, 오빠하며 달려들만큼의 열정적인 팬은 아니지만 항상 작품이 나오면 찾아보는 정도의 응원단(?)으로서 그의 글 또한 궁금했고, 읽게 된 <쓸 만한 인간>. 출판이 되고 개정까지 되고 나서지만 지금껏 지켜봐온 대로 그는 글에서도 매우 친숙하고, 가까운 느낌의 사람이었습니다. 장난스럽다가도 때론 진지하고, 진지한 것 같으면서도 장난스러운 배우, 아니 사람 박정민의 글에서 일상에 대한 그리고 내 주변에 대한 감사함을 느낍니니다. 또한 내 하루 하루를 응원받았습니다.

 

- 박정민 배우가 나오는 많은 작품들 중 저는 <동주>라는 영화를 가장 좋아합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들이 좋아서, 윤동주를 보기 위해 봤던 영화 <동주>였지만,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후에는 박정민 배우가 맡아 연기했던 '송몽규'라는 역사적 인물을 지금이라도 알게되어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만나는 사람들에게 송몽규라는 인물을 아느냐고, 얼마나 매력적이고 멋있는 사람이었는지 얘기하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쓸 만한 인간> 이라는 이 책에서 박정민 배우가 얼마나 무거운 마음으로 그 역할에 임했었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진심이 스크린 저 멀리 있던 관객 325168681번인 나에게도 닿았겠구나 생각하면서,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진심을 다해야겠구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어야 겠구나 다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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