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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_보고_생각하기/READING_[독서의 시간]

[책] 소년이 온다 / 광주 민주화 운동 그 날을 담은 소설

by 또밤_ 2025.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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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출판일 : 2014.05.19

·  카테고리 : 한국소설

 

 

작가 한강 (1970 11 27~)

·  데뷔 : 1994 서울신문 '붉은 닻' 등단

·  국적 : 대한민국

·  대표작품 :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등

·  수상내역 

  - 맨부커 국제상 (2016, 채식주의자)

  - 노벨문학상 (2024년 대한민국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

·  기타

  - 전라남도 광주광역시 출생

  - 아버지 한승원 작가, 오빠 한동림 작가

 

 

줄거리

'소년이 온다'는 1980년 광주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갑자기 사라져버린 친구를 찾겠다는 마음으로 상무관에 머물며 시민군들의 시체를 관리하던 동호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각 장마다 동호와 연결된 각기 다른 인물들이 그려내는 그 날, 그리고 그 이후의 아픈 삶들을 그려냅니다.

각 장마다 다른 인물들을, 다른 시선으로 그려내는 것이 매우 인상 깊은 책입니다.

 

1장. 어린새 - 친구를 찾아서 시체를 닦는 일을 하며 상무관에 끝까지 남았던 동호의 이야기

2장. 검은숨 - 마치 쓰레기 처럼 버려진 죽은 자신을 보며 느끼는 감정과 물음을 담은 정대의 이야기

3장. 일곱 개의 뺨 -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 남았던 은숙이 살아가는 이야기

4장. 쇠와 피 - 그날의 기억과 고문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가는 남자가 전하는 진수의 이야기

5장. 밤의 눈동자 - 노동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겪은 후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한채 살아가는 선주의 이야기

6장. 꽃 핀 쪽으로 - 어린 막내 아들을 잃고 살아가는 엄마의 이야기

 

-

 

-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네가 방수 모포에 싸여 청소차에 실려간 뒤에.

용서할 수 없는 물줄기가 번쩍이며 분수대에서 뿜어져나온 뒤에.'

 

- '그사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가전에서 희생되었는지 난 알지 못합니다.

기억하는 건 다음 날 아침 헌혈하려는 사람들이 끝없이 줄을 서 있던 병원들의 입구, 피 묻은 흰 가운에 들것을 들고 폐허 같은 거리를 빠르게 걷던 의사와 간호사들, 내가 탄 트럭 위로 김에 싼 주먹밥과 물과 딸기를 올려주던 여자들, 함께 목청껏 부르던 애국가와 아리랑뿐입니다.

모든 사람이 기적처럼 자신의 껍데기 밖으로 걸어나와 연한 맨살을 맞댄 것 같던 그 순간들 사이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이, 부서져 피 흘렸던 그 삼장이 다시 온전해져 맥박이 치는 걸 느꼈습니다.

나를 사로잡은 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선생은 압니까, 자신이 완전하게 깨끗하고 선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 '계단을 올라온 군인들이 어둠속에서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도, 우리 조의 누구도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습니다.

방아쇠를 당기면 사람이 죽는다는 걸 알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쏠 수 없는 총을 나눠 가진 아이들이었던 겁니다.'

 

-'나는 싸우고 있습니다. 날마다 혼자서 싸웁니다. 살아남았다는, 아직도 살아 있다는 치욕과 싸웁니다.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과 싸웁니다. 오직 죽음만이 그 사실로부터 앞당겨 벗어날 유일한 길이란 생각과 싸웁니다.

선생은, 나와 같은 인간인 선생은 어떤 대답을 나에게 해줄 수 있습니까?'

 

-'당신은 안다. 그해 봄과 같은 순간이 다시 닥쳐온다면 비슷한 선택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초등학교 때 피구 시합에서, 낼쌔게 피하기만 하다 결국 혼자 남음녀 맞서서 공을 받아안아야 하는 순간이 왔던 것처럼.

버스에서 터져나오는 여자 애들의 쨍쨍한 노래에 이끌려 광장으로, 총을 든 군대가 지키는 광장으로 걸었던 것처럼.

끝까지 남겠다고 가만히 손을 들었던 마지막 밤처럼.'

 

 

후기

- '소년이 온다' 처음엔 우연히 누군가의 책 추천 리스트에서 발견하고, 오랫동안 읽고 싶은 책 list에 넣어둔 책 중 하나였습니다.

이 책을 손에 들게 될 무렵, 전두환에 대한 뉴스부터 시작해서 마치 이젠 이 책을 읽을 차례야라고 생각이들만큼 이상하게 광주민주화운동이 눈에 띄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소설인 '소년이 온다'를 꺼내 읽게 되었습니다.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어나서는 안됐을 여러 사건과 사고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기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광주민주화 운동이 그저 역사 책에서 배운 서너줄의 사건이었던 사람들에게 꼭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특히나 2장 죽은 자신을 바라보는 정대의 이야기와, 사랑하는 막내 아들을 잃은 그리움과 슬픔을 담은 6장에서는 더욱 더 마음이 아팠던 것 같습니다.

소설을 읽고 있음을 알면서도 완벽히 허구로 지어낸 이야기가 아님을 알기에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1980년 5월 그 날 이후 남아 있는 사람들의 아픔까지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저 단순하게 그 때의 광주, 그리고 평범했던 영웅들이 준 오늘에 감사했고, 그 날의 아픔을 만든 사람에게 분노하기만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소년이 온다'를 통해 그 때의 고통과 상처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중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끝난 줄 알았던 그 날이, 누군가에겐 아직도 살짝이 불어오는 바람으로, 물수건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소리로 언제든 찾아 오는 아픔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연한 오늘을 살고 있는 나는 더욱 더 하루 하루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더더욱 그들의 희생을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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