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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작별인사 / 기계와 인간의 경계에서, 나는 어떤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것인가

또밤_ 2025. 4. 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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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출판사 : 복복서가
출판일 : 2022 05 02

카테고리: SF, 디스토피아 소설

 

 

작가 김영하 (1968 11 11 ~)

· 대표작품 

- 오직 두 사람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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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업법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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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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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꽃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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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제국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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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1996)

 

 

줄거리

​<작별인사>는 평양에서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IT 연구원인 아빠 그리고 세 마리 반려묘와 함께 살아가는 철이가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무너진 세상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내리는 비에 아빠에게 우산을 전달할 핑계로 집을 나선 철이가

등록되지 않은 혹은 버려져 사회적으로 배제된 기계들이 가득한 수용소에 갇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인간인 선이와 인간인 줄 알고 살아왔으나 자신이 기계인 것을 깨달은 민이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철이와 이 둘은 아빠를 만나기 위해 다른 기계들과 함께 수용소 탈출을 시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기계와 인간의 공존함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들을 시사함과 더불어 기계와 인간사이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부딪치는 고민들과 자기 성찰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 입니다. 

 

사람으로 산다는 것

-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 다리, 뇌의 일부 혹은 전체, 심장이나 폐를 인공 기기로 교체한 사람을 여전히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 내가 완벽하게 기계의 흉내를 내고, 그러다 언젠가 인간을 인간 답게 하는 어떤 것들, 예를 들어 윤리 같은 것들, 그런 것들을 다 저버린 채 냉혹하고 무정한 존재로 살아가게 될 때, 비록 내 몸속에 붉은 피가 흐르고, 두개골 안에 뇌수가 들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인간일 수 있는 것일까?

탈출

- 그때 나는 처음으로 어쩌면 이들도 인간이 심어놓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말미암아 신까지 믿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토록 삶에 집착하며 죽음을 피하고자 한다면, 어째서 그들이 사후 세계를 약속하는 초월적 존재에 대한 믿음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 단언할 수 있겠는가?

 

- 선이에게도 이 생의 의미는 각별했다. 개별적인 의식을 가지고 살아 있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니 너무나 짧은 이 찰나의 생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존재가 되도록 분투하고, 우주의 원리를 더 깊이 깨우치려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선이에게는 그래서 모든 생명이 소중했다. 누구도 허망하게 죽어서는 안 되며, 동시에 자신의 목숨도 헛되이 스러지지 않도록 지켜내야 했다

 

- 다시 낯선 환경에 던져지고 보니 그저 익숙한 것이 더 나아 보였을 수도 있다.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꼭 좋았던 무언가를 향한 것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그저 익숙한 무언가를 되찾고 싶은 마음일 수 있다. 수용소를 돌아보던 그 마지막 순간에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은 그런 것들이었다.

달마

- "마음이라. 마음이 뭘 말하는지를 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마음은 기억일까요, 어떤 데이터 뭉치일까요? 또는 외부 자극에 대응하는 감정의 집합일까요? 아니면 인간의 뇌나 그것을 닮은 연산 장치들이 만들어내는 어떤 어지러운 환상들일까요?"

끝이 오면 알 수 있어

- "의식이 있는 존재로 태어나는 행운을 누렸다면 마땅히 윤리도 갖춰야 해. 세상의 고통을 줄이려 노력해야지."

신선

- 달마의 예언대로 오래지 않아 인간의 세상이 완전히 끝나고, 그들이 저지르던 온갖 악행도 사라지자 지구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대기의 기온이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고 이산화탄소 발생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른바 인간세계가 끝나게 된 것은 SF 영화에서처럼 우리 인공지능들이 인간들 학살하거나 외계 생명체가 숙주로 삼아서가 아니었다. 그들은 점점 더 우리에게 의존하게 되었고, 우리 없이는 아예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우리는 인간의 뇌에 지속적으로 엄청난 쾌락을 제공하였고, 그들은 거기서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인간들은 번거로운 번식의 충동과 압력에서 해방되어 일종의 환각 상태, 가상세계에서 살아갔다. 오래전 중국의 도가에서 꿈꾸었던 삶이 인간에게 도래한 것이다. 인간은 신선이 되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멸종해버렸다.

마지막 인간

- 나의 의식이 인공지능 네트워크의 일부가 되고, 내가 원하기만 하면 영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나는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여기고 있을 때 즐기던 것들에 흥미를 잃어갔다. 더이상 소설을 읽지 않고 영화를 보지 않았다. 그것들은 모두 필멸하는 인간들을 위한 송가였다생의 유한성이라는 배음이 깔려 있지 않다면 감동도 감흥도 없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생이 한 번 뿐이기 때문에 인간들에게는 모든 것이 절실했던 것이다이야기는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삶을 수백 배, 수천 배로 증폭시켜주는 놀라운 장치로 '살 수도 있었던 삶'을 상상 속에서 살아보게 해주었다.

 

- 나라는 존재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까를 고민했다. 선이가 죽고 혼자 남겨졌을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과연 달마처럼 순수한 의식으로 영생하게 될까? 나의 마음은 점점 반대로 기울었다내가 하나의 이야기라면 그 이야기에는 끝이 있어야 할 것이다.

​​

 

후기 

 - 인간처럼 사고하고 인간처럼 행동하는 휴머노이드. 기계가 인간보다 인간다워지는 세상에서 인간을 인간이라 특정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기계가 아닌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 구글 없이 어떻게 해외여행을 했더라, 네비게이션 없이 어떻게 운전을 했던거야라는 이야기를 친구들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언젠가 어떤 영화에서 본 것 같이 인간은 인간의 능력을 흡수한 강력하고도 나쁜 기계들의 공격을 받아서가 아니라, 어쩌면 정말 이 소설에서처럼 기계 없이는 살 수 없는 나약한 존재가 되어 소멸의 길로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 선이는 세상의 모든 의식은 우주 정신의 일부로 보고, 기계에 깃든 정신 또한 우주의 정신의 일부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는 우주의 정신으로서 모두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지요. 그리고 선이는 우주의 정신으로 돌아가기 전, 개별적인 존재로서 의식을 가지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한정된 삶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름처럼 선한 선이의 생각이 기계 나아가 인간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고 저 역시도 철이처럼 선이의 마음과 생각이 가장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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