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시선으로부터, /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시선으로부터,
· 출판일 : 2020.06.05
· 카테고리 : 한국소설
작가 정세랑 (1984년 09월 15일 ~ )
· 대표작
- 지구에서 한아뿐 (2012)
- 보건교사 안은영 (2015)
- 피프티 피플 (2016)
세상에는 많은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 불평등의 원인이 때로는 돈과 같은 물질적인 것일 수도 있고, 때로는 타고난 성향일 수 도있다.
어떠한 이유로든 그로인해 조금은 주눅들어 있는 사람이라면
무슨 상황에서든 자신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간 시선의 이야기가 용기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가족들에게 시선이 남긴 것들로 하여금 삶의 위로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
'심시선'이라는 화가이자 글쟁이의 가족들이 그녀의 기일을 맞아 특별한 이벤트를 갖게 됩니다.
남들과 똑같이 죽은 자를 기리는 전통적인 제사를 지내는 것이 아니라,
엄마, 장모님, 시어머님, 할머니였던 '심시선'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로 한겁니다.
심시선에게 의미있는 장소인 '하와이'에서요.
심시선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하와이에서의 특별한 추모식.
세상에는 많은 불평등이 존재합니다.
그 불평등의 원인이 때로는 돈과 같은 물질적인 것일 수도 있고, 때로는 타고난 성향일 수 도 있겠죠.
시선의 가족들은 각자의 이유로든 작아져있는 스스로를 직시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든 자신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간 시선의 삶을 통해 용기를 얻어 나갑니다.
심시선은 이미 죽고 없었지만, 그 자리에 모인 모두에게 '시선'이 뻗어있었습니다.
-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구하면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인생에 간절히 필요로 하는
모든 요소를 한 사람이 가지고 있을 확률은 아주 낮지 않을까요? (시선)
- "Live a little" 리브 어 리틀. 난 좀 살아볼거야. (우윤)
- 누구든 언제나 자기방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온전한 상태인 건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었다.
그러니 그렇게 방어적으로 쓰지 않아도 된다고. 기억을 애써 메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 어떤 말들은 줄어들 필요가 있었다. (규림)
- 언제까지고 딸, 손녀. 보호의 대상일 수는 없었다.
어떻게하면 어른으로 살 수 있지? 이미 어른이지만 제대로 된 어른으로. (화수)
- 영원히 그 정수에 가닿을 수 없을 것 같아 슬퍼졌지만, 그 슬픔이야말로 여행의 본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연결되지는 못할거라는 깨달음 말이다. (명혜)
후기
정세랑 작가의 글은 '피프티피플'이라는 책을 통해 처음 접했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 모두가 각자의 삶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들은 혼자가 아니라 어떤 이유에서든 연결되어 있음을 '피프티피플'이라는 소설을 통해 느낄 수 있었는데요.
그 속에서 왠지 모를 따뜻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어떠한 사전 정보도 없이 그저 정세랑 작가의 글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선으로부터,' 를 읽게 되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보자니 이 책을 페미니즘화 하는 평들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정세랑 작가가 여성의 삶을 주제로 많은 글들을 쓰기 때문인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 저는 어떤 대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 후기를 쓰고 있는 현재의 저로서는 여느 관점과는 다른 '시선'으로 이 책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저에게 '시선으로부터,'라는 책은 그저 한 사람이 살아가고 떠나며 남겨진 것들,
그리고 그것이 누군가에게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개개인이 소화해내는 과정들을 흥미롭게 보여준 책입니다.
이전 작품인 '피프티피플'이 사람이란 누군가로부터 영향을 주고 받는 연결된 존재라는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다면,
이번 작품인 '시선으로부터,'에서는 나아가 우리를 연결하는 그것이 꼭 살아있는 존재로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저는 책 속에 여러 인물들 중에서도 자신과의 싸움을 끝까지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우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자의였든 타의였든 어떤 세상에서든지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멋지게 살다간 할머니 '심시선'을 보고 자라며 그러한 용기의 작은 씨앗을 틔웠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요.
과연 제 스스로는 과거에, 현재에 그리고 미래에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남게 될까요?
책에서 '심시선'을 떠올리는 가족들이 그랬듯, 시간이 흘러 남겨진 제 사람들이 지난 날 저와의 시간을 떠올리며 즐거운 미소를 지을 수 있기를, 그리고 그 속에서 그들에게 필요한 용기 혹은 희망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어떻게 제대로 된 어른으로 살 수 있을지 고민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